중앙아시아 의료자선 사업. 10년의 서사를 만들어준 ‘기부’2023년 몽골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2024년 5월 27일

10명의 인원으로 5박 6일간 몽골에 뿌린 생명의 씨앗

2023년 10월 16일. 
몽골에 도착한 의료진은 짐을 풀 겨를도 없이 NCMCH(National Center for Maternal and Child Health)로 향해 환아들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촉박한 일정에 수술과 치료를 다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몽골은 1990년 이후 사회가 발전하고 보건의료 수준이 높아져 영유아 사망율이 꾸준히 개선되었지만, 소아 심장이나 외과 수술의 수준이 많이 열악한 상황입니다.

2013년 NCMCH에 소아복강경 장비를 기부하고 첫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 후 매년 방문하여 6~10명 가량의 고난위도 수술이 필요한 환아들에게 수술을 시행하고 현지 의료인 교육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몽골 소아의료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었고, 4년만에 다시 몽골을 찾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진 수술로 4일간 심장병 환아 3명, 외과 질환 8명에게 생명 선물

잠깐의 휴식도 없이 이어진 수술 그리고 중환자실 케어.
3개월 된 신생아의 심장 수술부터, 13살 소년의 외과 수술까지… 8명의 환아들이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았습니다.

몽골은 소아 심장병을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아심장을 수술하고 지속적인 케어를 해줄 수 있는 의료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의료봉사와 같이 해외 여러 나라의 의료진이 수시로 방문하여 수술을 시행해 준다고 합니다. 

또한, 수술 중 멈춘 심장을 대신해주는 ‘심폐순환기’ 장비는 있지만 이를 다룰줄 아는 심폐기사가 없어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아직 열악한 몽골의 소아의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

이번에 심장수술을 받은 3명 중 2명은 1차 수술까지만 받았습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완전교정술로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몽골의 의료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수술받는 당일까지 무산소발작증으로 생사를 오갔던 아이들에게 1차 수술만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고 기회이지만 완전교정술 없이는 완치가 불가능하기에 서둘어 후속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의료적 내용들을 전수하고,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하였지만 외과 수술은 장기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만큼 지속적인 중·장기 계획 아래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10년의 서사를 이어갈 방법, "기부"만이 가능합니다.

카자흐스탄과 몽골 의료자선사업은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장년이었던 의료진은 이제 은퇴를 앞둔 시니어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직 치료를 끝내지 못한채 두고 온 아이들을 위해 다시 긴 여정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도 사업도 한 개인기부자의 기부금을 통해 어렵게 성사되었던 만큼, 24년도 사업은 아직 재원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 진행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고 의료 수준 또한 높지 않았던 70~80년대, 미국은 한국 소아 심장환아 2천명에게 무상으로 심장수술을 해주었습니다. 그때 그 수술을 받고 건강해진 아이들이 오늘 날 이 위대한 발전을 이루는데 한 몫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받았던 그때의 고마움을 그때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제3세계의 아이들에게 전하는 일. 헌신과 희생을 넘어서 사명이자 책임일 것입니다.

개인 휴가를 써가며 이런 사명과 책임을 다하는 의료진의 의지에 “기부”로 힘을 실어준다면 10년의 서사는 또 다른 기적의 서사로 이질 것임을 확신합니다. 지금, 함께해 주세요.